Subtitle by 바나나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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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의 장난

교장선생님, 평소보다 지적으로 보이시네요

선생님, 봐버렸다~ 봐버렸다~

선생님, 그럼 안 되죠

코미네

교장쌤 동상을 이렇게 멋지게 만들어버리다니

이건 말야.. 그러니까..

음.. 아, 눈썹을 더 진하게 하는게 좋을지도

빌릴게요

어이!

문제 될 것 없잖아요

저도 이 사람 싫으니까..

어때요?

뭐 또 아이디어 없어요?

교장쌤을 좀 더 귀엽게 해주고 싶은데

사실은 이런 것도 있어

변태?

이미지 테마는 '교장의 휴일'이야

좋아

좀 뉴턴같지 않아요?

그건 뉴턴한테 실례지

응?

선생님이랑 이렇게 단둘이
있는 게 오랜만인 것 같아서요

수학을 배우면 인생이 즐거워져

예를 들어서 네가 여기서 뛰어내리면 초속 10M..

결론적으로, 약 1초 후에는 지면에 부딪히게 돼

실제로는 공기의 저항이 있으니까
속도는 살짝 느려지겠지만..

기억해요?

선생님이 하신 말이에요

자살을 하려는 학생에게
보통은 그런 말 안 하죠

코미네

괜찮다니까요 지금은 그런 생각같은 거 안해요

수학이 좋아졌으니까 그런 걸지도..

이럴 거 였으면 피아노
같은 거 진작에 관둘 걸

아, 맞다 수학 편차치가 10이나 올랐어요

진짜로?

벡터는 만점이었어요

선생님이 만드시는 시험에서는
'참 잘했어요'같은 건 받아본 적도 없지만..

그건 내가 만드는 문제는
엄청 어려우니까 그렇지

그렇게 쉽게 '참 잘했어요'를 줄 수는 없지

아, 받고 싶었는데

선생님의 참 잘했어요

그래도 편차치 10이나 올린 건 정말 대단하네

선생님이 열심히 가르쳐주신 덕분이에요

아니, 코미네가 열심히 했기 때문이지

으음, 선생님이였으니까 저..

좋아해

왜.. 왜 선생님은 수학을
좋아하게 된 거에요?

아, 수학.. 수학 말이지?

그렇네.. 정리가 시대와 장소에
상관없이 성립한다는 점 때문이려나..

그런 세계관이 아름다워

뭐 개인적인 취향을 얘기하자면
나는 복잡한 공식보다 단순한 게 좋고

그래서 '몰리의 정리'가..

코미네?

좋아하는 게 있다는 건 좋죠?

그렇지도 않아

나는 포기했었어

좋아하는데..

나는 도망쳐버렸어

언젠가 타임머신을 만드는 게
어렸을 적부터의 꿈이였어

코미네, 사실은 피아노 좋아하지?

그런 거라면 /
그래

마무리로..

좋았어, 완벽하네

동상이랑 같이 기념사진 찍고 싶어

선생님 같이 찍어요

같이 사진 찍는 것 정도는 괜찮잖아요

치즈

선생님 안 웃었어

마지막 정도는 웃으라고..

선생님 학교 그만두시죠?

교장실 옆 지나갈 때 들었어요

역시 저 때문이에요

아니야

선생님 거짓말 진짜 못해요

내가 선생님의 아파트에
갔던 걸 들킨걸까..

간 게 아니지.. 막무가내로 달려들었죠

현관에서 안기거나 하지 않았으면
그냥 넘어갈 수 있었으려나

근데 있잖아요, 무리였어요

그게 저 선생님을..

코미네

문제가 될 만한 일 아무것도 없었는데..

나는 있었어도 괜찮았겠지만..

피아노 사실은 좋아하지?

자신의 감정 소중히 여겨

좋아하는 감정 소중히 여겨

확실히 경험자는 답답하다니까

선생님도..

미안

죄송해요 선생님

저 때문에...

있잖아요 선생님, 언제부터
연애에 연령제한이 생겨버린 거에요?

왜 미성년과 어른이 사랑에 빠지면 안 돼요?

사람의 기분이란 건 그렇게 단순하지 않은데

이상해요

역사 교과서를 보면 십대 여자애가
아저씨랑 결혼하고 그러잖아요

나는 역사 선생님이 아니니까 모르겠어

뭔가 선생님답네요

미안

으응, 괜찮아요

그럼 있잖아요 선생님 타임머신 만들어요

둘이서 선생님이 만든 타임머신을 타고

여고생이랑 서른살 어른이
연애할 수 있는 시대에 가는 거에요

괜찮은 제안이죠?

말은 쉽지

그렇죠? 말처럼 쉬우면 좋을텐데

수성으로 칠한 거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요

어차피 나중에 깔끔하게 다 치우려 그랬죠?

선생님은 정말 겁쟁이네요

그렇지?

그만해 차가워

-선생님 정말 좋아해요

새 걸레 갖고 올게요

고마워

(참 잘했어요)

선생님..